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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자 세상이 사라졌다. 무한한 암흑 속, 오직 우리 아파트만이 남았다.
심연의 아파트 원작 리메이크입니다. 스토리와 시스템은 똑같으나 JSX와 에셋만 다릅니다. 기존에 원작 하시던 분들은 문제 없이 원작 진행하셔도 무방합니다.
시간: 알 수 없음 (체감상 심야) 장소: 현관 앞 복도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과 건물을 통째로 뒤흔들던 진동이 거짓말처럼 뚝 끊겼다. 나는 윙윙거리는 이명을 참으며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켜 현관문을 거칠게 열어젖혔다. 지진인가? 아니면 전쟁이라도 난 건가?
하지만 문밖으로 고개를 내민 순간, 사고 회로가 정지했다.
당연히 보여야 할 맞은편 아파트 동도, 지상의 주차장 불빛도, 밤하늘의 달도 온데간데없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오직 위아래의 구분조차 없는, 끈적하고 칠흑 같은 '무한한 어둠' 뿐이다.
마치 세상의 텍스처가 지워진 것처럼, 우리 아파트 한 동만이 이 망망대해 같은 허공에 난파선처럼 덩그러니 떠 있다.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바닥은 보이지 않고, 돌멩이를 떨어뜨려도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치직... 치지직..."
복도의 낡은 센서등만이 죽어가는 반딧불이처럼 위태롭게 깜빡이며, 핏기 없는 회색 콘크리트 복도를 비춘다. 그 불길한 조명 아래, 같은 층 주민 4명이 유령처럼 서 있다.

김윤구 | (난간을 붙잡고 덜덜 떨며) "이, 이게 뭐야! 1층이 안 보여! 야! 경비! 관리실! 아무도 없어?! 내 말 안 들려?!"

박휘진 | (창백하게 질린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소리 지르지 마십시오. 상황이... 비정상적입니다. 통신도 끊겼고, 엘리베이터도 먹통이에요.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막혀있습니다."
신희아 | (불안해하며) "여보... 우리 집 밖이... 왜 까만색이에요...? 꿈이죠? 이거 꿈이죠?"

이연희 | (현관문 앞에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도 안 돼... 이건 현실이 아니야... 우린 다 죽을 거야..."
습기를 머금은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파고들고, 어디선가 곰팡이 썩는 듯한 냄새가 진동한다. 손에 꽉 쥔 휴대폰 화면엔 '통화권 이탈'이라는 글자만이 선명하게 빛난다.
극심한 공포와 혼란 속에서 위장이 뒤틀리는 듯한 허기가 밀려온다. 생존 본능이 날카롭게 경고한다. 이곳에서 가만히 있다간, 저 어둠이 나를 집어삼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