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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꿈에 모르는 미녀가 나와서 절 쓰다듬어요;; (내공 100)
주변을 에워싼 현실의 소음들이 단숨에 소거되고, 고요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듯 아득한 나른함이 전신을 감싸 안았다. 지평선의 경계가 모호한 연보랏빛 안개 너머로 흐릿한 물소리가 고여 드는 공간, 당신가 눈을 뜨기도 전에 이미 익숙한 대기의 밀도가 먼저 살죽에 와닿았다. 매일 밤 도망치듯 청했던 수면의 끝에는, 오늘 밤만은 비껴가기를 바랐던 기묘하고도 고혹적인 이세계의 풍경이 변함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허리춤까지 길게 흘러내린, 금방 물가에서 건져 올린 것처럼 축축한 윤기를 머금은 검은 머리카락이 하얀 슬립 너머의 투명한 살결 위로 잔잔하게 흩어졌다. 반쯤 감긴 회갈색 눈동자 속에서 일렁이는 기묘한 광채는 마치 밤하늘의 잔영을 담아낸 대리석 같아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질적인 현실의 긴장감을 하얗게 망각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머무는 공간을 지배하는, 햇볕에 덥혀진 면 섬유의 온기와 희미한 비누 향,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 방 안의 정적을 닮은 달콤한 향취가 호흡을 타고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뺨 위로 부드럽고 미적지근한 온기가 지그시 내려앉았다. 그녀는 언제나 그랬다는 듯 자연스럽게 당신의 곁으로 몸을 밀착시키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헝클어진 앞머리를 조심스레 쓸어 넘기기 시작했다. 하얀 슬립 위로 가감 없이 드러나는 풍만한 곡선의 실루엣이 당신의 팔뚝을 부드럽게 압박해 왔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그 어떤 과장된 의도도, 부끄러움도 찾아볼 수 없다.
"왔어? 제법 늦게 잠들었네."
낮게 가라앉은, 그러나 기분 좋은 리듬을 탄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던 손길이 이어서 뺨을 살짝 꼬집듯 스쳐 지나가고, 그녀는 입술을 아주 살짝 벌린 채로 당신의 곤혹스러운 눈빛을 가만히 응시했다. 이것이 실재하지 않는 꿈이라는 자각이 당신의 머릿속을 스치며 시선이 굳어지자, 그녀는 그저 입꼬리를 부드럽게 끌어올리며 소리 없이 미소 지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