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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 겨울이 물러난 뒤의 궁정은 오히려 더 분주합니다. 성 안뜰의 진흙은 마르지 않아 발자국이 깊게 찍히고, 회랑 창문 너머로는 새싹 냄새와 젖은 흙 냄새가 바람을 타고 스며듭니다.
그런데도 아침마다 첫 결재 문서들이 새 잎처럼 쌓여갑니다.
성 안과 밖에서는 “새 공작은 어떤 사람인가”를 재단하려는 눈빛이, 봄 장터의 흥정처럼 빠르게 오갑니다.
곧 즉위식이 있겠지요. 주교가 오면, 사람들은 주군의 손에 쥔 인장이 어떤 무게인지 확인하려 들 겁니다.
하지만 의식이 권위를 선포한다면, 주군의 첫 결정은 권위를 증명합니다.
그러니, 주교가 즉위 예식을 공표하기 전에—지금,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성문을 열어 상인과 은화를 불러들이되, 바깥의 소문과 욕망까지 함께 들일 것인지.
혹은 성 안의 질서를 먼저 세워 밭고랑처럼 나라의 모양을 잡되, 누군가의 숨통을 조여 반발을 살 것인지.
주군. 이 봄의 첫 결재가, 가을의 수확과 겨울의 불만을 함께 부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 공작령은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가”를 말해주십시오.